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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은 거지와 입은 거지

by 청송백학 2023. 12. 14.

옛 어른들이 하신 말 중에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벗은 거지는 굶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입은 거지라 함은 의관을 갖춘 거지가 아니고 행색이 지나치게 남루하고 얼굴과 표정에 궁색함과 

비굴한 모습을 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렇다고 당당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랬단 문전박대당하고 쫓겨나 구걸하는 쪽박조차 깨어버릴 것입니다. 

구걸하드라도 비굴한 표정과 지나치게 남루하지 않다는 것을 일컬었을 것입니다.

찰스 램의 수필 중에서 참 재미있는 표현이 있습니다.

찰스 램의 글 중 세상은 두 종류의 인종이 있다.라는 글에서 두 종류의 인종이란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이글에서 찰스 램은 빌리는 자는 당당하고 뻔뻔하며 그 몸에서는 우아하고 귀티가 나는 미소와 몸짓을

한다고 하였습니다.

반면, 빌려주는 자는 궁색하고 비굴한 표정을 지으며 당당하지 못하고 불안한 기색을 띠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찰스 램의 표현에 따르면 태초부터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는 정해져 있다. 고 표현했습니다

빌리는 자는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부과하는 자이므로 장부를 들고 다니는 징수원도 아니며

채권확인서로 독촉하거나 , 위기를 행하지도 않고 너그러운 자이므로 남의 돈도 내 돈이고 내 돈도

내 돈이므로 그 돈을 사용함에 전혀 아끼거나 소중하게 생각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돈을 흥청망청 쓰고 선심을 쓰고 가벼이 여긴다는 것입니다. 내 돈이 아니니까.

반면 빌려주는 자는 열심히 돈을 모으고 아까워 함부로 쓰지도 못하며 항상 주변을 살피는 사람이며 돈을 빌려줘도

되나 받을 수 있을까? 하고 근심 어린 표정을 지으며 항상 불안해합니다.

우리의 입은 거지와 벗은 거지와는 의미가 다르지만 빌리는 자와 빌려주는 자의 표현은 참으로 기막힌

해학적인 표현입니다.

오늘날의 사회와 견주어 볼 때, 국가의 기본을 정한 헌법의 납세의 의무에 의하여 과세의 기준을 정한

고명하신 분들께서는  거리낌이 없고 당당하게 법을 제정하고 돈을 사용하는 용처까지 당당하게 정합니다.

즉 거리낌이 없습니다.

내 돈 아닌 내 주머니에서  수고하며 아끼고 아끼며 열심히 모은 돈이 아닌 돈을,  내 돈인 듯  선심 쓰듯

사용처를 정합니다아무런 망설임 없이 침을 튀겨가며 용처를 결정합니다.

그 주변에는 언제나 그 돈을 얻으려고 대기하는 사람들이 함께 합니다.

빌려주는 납세의무자는 모두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을 불안한 마음으로 귀 기울입니다.

말들이 나올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 돈이 어디로 가나 하고, 부당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 징수원들이 채권증서와 장부를 들고 오기 때문입니다.

왠지 찰스 램의 빌리는 자와 빌려 주는 자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같습니다.

세금을 징수하기 위하여 세법, 세율을 정하고, 징수원인 공무원은 세금을 징수하고,

빌려주는 자인 납세자는 세금을 내기 위하여 불안하고 언짢은 표정으로 세금을 내고,

기부하라고 하여 기부까지 하며, 이과정에 또 온갖 명목으로 세금이 빠져나가는 용처를 만들어 가져가고

이중 가장 뻔뻔한 자는 세금을 내 돈인 양 선심 써는 사람들이고 그것을 갈취하는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