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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지 황주노정, 소식의 슬픔을 읽다

by 청송백학 2024. 2. 29.
남당(南堂)

바닥 쓸고 향 피우 문 닫고 잠자는데
대자리 무늬는 물방울 같고 휘장은 연기 같다.
나그네가 찾아와 꿈에서 깨어 어느 곳인가 알려고
서쪽 창문을 여니 물결은 하늘에 닿아 있다

이 시는 소식이 황주로 폄적(귀향) 된 후에 지은 시이다. 당시 나이 48세로 귀향살이를 가는

중에 21살된 아들이 동행하였다. 아내와 다른 가족을 장안에 남겨두고 육로로 먼저 황주로

떠났다. 1월1일에 출발하여 2월에 황주에 도착하였다 정혜원에 거쳐를 정하고 황주성 남쪽

임고정으로 옮겼다. 귀향생활이었으나 때때로 짚신을 신고 밖으로 나와 배를 타고 어부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술꾼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하루를 보내기도 하였다.

3년 후에 방 세 칸 달린 남당을 지었다. 이 시는 이곳 남당에서 지었다. 남당에서 느낀 감회를

서정적으로 지은 것이다.

1,2연은 그곳의 삶을 그린 것이고 3.4연은 잠에서 깨어나서 느낀 감정을 그렸다.

이시의 첫구 '바닥 쓸고 향 피우고 문 닫고 잠 자는데' 는 당대의 시인 왕유의 '숭산에 돌아와 짓다'

의 마지막 연을 연상한다.송대의 시라서 변려문체로 운과 율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서정적인 묘사

담백하고 운취있게 그려낸 것이 당대의 문인들 백거이,위용물, 도잠, 유종원의 시풍이 들어나 있다.

사람의 감정과 자연을 보는 시각은 시간이 흐르고 왕조가 바뀌어도 그 느낌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