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시간을 거슬러, 당대(唐代)자연주의시인 왕유의 시 감상

by 청송백학 2024. 2. 24.

당나라의 자연주의 시의 거장 왕유(王維)의 시를 다시 감상해 보겠습니다.

향적사를 찾아가다(過香積寺)

향적사 어딘지 알지 못하여
구름 봉우리 속으로 몇 리나 들어간다
고목 우거져 사람 다니는 길 없건만
깊은 산 속 어딘가의 종소리
샘물 소리 가파른 바위에서 흐느끼고
햇살은 푸른 소나무를 차갑게  비치고 있네
해질녘 고요한 연못 굽이에 앉아
편안히 참선하며 잡념을 걷어 낸다네

향적사는 장안 남쪽의 종남산에 있는 절이다. 앞서의 글에서 올린 바와 같이

종남산은 중국 진령산맥의 여러 산 중 하나이다, 

산은 높고 계곡은 깊으니 빛은 우거진 나무 사이로 흘러든다.

작가 왕유가 아내와 사별하고 별장을 지어 머물렀던 곳이 종남산이다.

시에서 나온 것처럼 종남산에 있는 향적사를 찾아 가는데 초행에 어디있는지 알 못한다

산이 높고 계곡이 깊으니 봉무리마다 구름에 쌓여 그길을 알지 못하니 

몇리를 들어가도 사람다니는 길이 없고 고목만 우거져 있다.

어딘지 모르지만 사찰의 종소리가 깊은 숲에 울려 소리에 의존하여 찾아 가 본다

풍경에 빠져 잠시 앉아 참선하며 잡년을 걷어 낸다는 것이다.

이시에는 자신도 없고 아무도 없다, 오로지 자연 산수자체만 있다.

또한 이 시에는 원근, 대소, 명암, 색채, 공간을 만들어 내고동적이고 정적인 대비를 하였다.

하여 이시가 우수하다 수묵화라기 보다 수묵화에 엷은 색채를 입인 것이다.

향적사를 찾아 가는 것이 미지의 세계로 들어 가는 것 같다. 오로지 자신과 자연만이 있는...


숭산에 돌아와 짓다

맑은 냇물 긴 숲에 이어지고
수레는 흔들흔들 굴러간다
흐르는 물은 무슨 뜻을 품은 듯
저녁 새는 어울려 돌아온다
황폐한 성은 옛 나루터에 닿아 있고
떨어지는 해는 가을 산에 가득하다
멀고도 높구나, 숭산 기슭
돌아왔노니, 잠시 문 잠그리라

이 시는 작가 왕유가 사직 후 숭산을 향한 노정에 지은 시이다

앞의 구절들은 숭산의 자연을 노래하였고, 후반은 사직하고 물러난 자연으로

돌아가는 작가의 심정을 표현하였다. 본인이 원하는 삶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숭산은 중국 의 오대명산을 오악이라 한다. 숭산은 오악(五岳) 중 하나이다,

높고 험준하며, 아름다운산들이다.

동악은 태산, 서악은 화산, 남악은 형산, 북악은 항산, 중악은 숭산이다,  많은 문인들이

노래한 곳이다. 특히 태산은 황제들이 신에게 국가의 안녕을 빌며 제를 니내던 곳이다

봉선의 제를 지내던 곳이다.


장마 때의 망천 별장에서 짓다(積雨輞川莊作)

장마 때의 텅 빈 숲에 밥 짓는 연기 더디 피어올라
비름 반찬에 기장밥 지어 동쪽 들녘에 보낸다.
끝없이 펼쳐진 무논에는 백로 날고
무성한 여름 나무에는 꾀꼬리 지저귄다.
산중에서 조용함 익히며 아침 무궁화 바라보고
소나무 밑에서 깨끗이 재계하며 이슬 머금은 아욱 꺽는다.
촌 노인은 사람들과 자리다툼 끊었는데
바다 갈매기는 무슨 일로  다시 나를 의심하는가 

이 시는 은둔지인 망천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전원풍경과 왕유의 고고한 정신이 잘 조화 된 시다

망천에서 은둔하고 있는 왕유의 검소한 생활이 잘 그려진 부분이 2연이다, 비름반찬, 기장밥,

끝없이 펼쳐진 논에 백로  왕유 자신이 아닐까, 산중에서 조용함을 즐긴다.

색채감으로 무궁화, 소나무, 꾀꼬리를 넣었다.

마지막 두연은 왕유가 이미 관직을 떠나 조용히 은거하고 있는데

즉 촌노인은 자리다툼을 하지 않늗다 는 것으로 표현하였다.

가만히 있는 왕유를 자꾸 들여다 보는 갈매기를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