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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안석의 시

by 청송백학 2024. 1. 27.

낙양의 호수전경, 호수위누각, 안개낀 호수


갈계역(葛溪驛)

이지러진 달 어둠 속에 걸려 있고 물시계 날 새려면 멀었는데
한 등불은 명멸하며 가을 침상을 비춘다
병든 몸 때 이른 바람과 서리를 먼저 느끼는데
귀향하는 꿈은 산천이 멀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앉아서 시절을 느껴 강개한 노래를 부르고
일어나 천지를 바라보니 내 안색 처량하다
울고 있는 매미 더욱 나그네 귀를 어지럽히는데
앙상한 오동나무 막 끌어안으니 잎이 반쯤 누렇다

황우(皇祐)2년(1050년)무렵 지어진 이 시는 가을날 여행길에 오른 시인의

정취를 섬세하고도 애절하게 그렸다.

시인은 자신의 심적 변화를 주변의 자연 정경 하나하나에 대입하였다.

이지러진 달의 어둠과 아직 물시계의 날 새려면 멀었다

밝아야 할 달은 이지러져 빛이 어둡고 날이 새려면 멀었으니 어둡다

달은 만월이 아닌 이지러진 달이나 물시계는 아직 차 있다라고 하여

서로 댓구가 되면서 하나의 뜻을 표하였다.

차가운 등불과 병든 몸으로 비유하는  등 전반적으로 계절의 풍경을 서리맞고 

병들어 고향길 멀고 아득한 신세를 표현하였다. 정치적 입지와 뜻을 이루지 못한

한스러움이 두보의 시풍과비슷하다. 처량한 신세를 한탄하였다

 

초 여름밤 본대로 적다(初夏卽事)

돌다리와초가집이 구불구불한 둑 위에 있고
흐르는 물은 찰랑대며 두 연못을 넘나든다
화창한 날 따스한 바람이 불어 보리 기운을 틔우니
녹음 짙은 풀이 꽃 피는 시절보다 낫구나

이 시는 왕안석이 은둔생활 중에 쓴 시이다.

마음을 내려 놓으니 편안하여 자연의 정경을 보고느낀대로 쓴 시다

유유자적한 모습이 보인다

 

반산에서 늦봄에 노래하다(半山春晩卽事)

늦봄은 꽃을 가져가더니
나에게 맑은 그늘로 보답한다
나무가 무성한 산길은 고요하고
나무가 우거진 정원은 깊구나
숲속 옹달샘에서 매번 쉬는데
지팡이에 짚신 신고 또 그윽한 곳 찾는다
오직 북산의 새만 있어
지나가면서 고운 소리를 남긴다

반산(半山),남경과 종산의 중간지역 어딘가이니 은거 중에 유유자적하며

지은 시다, 반산선생으로 불리던 시절, 조금도 어둡거나 침울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마음을 담아 지은 시이다.

이런 류의 시는 당나라 왕유가 관직을 다 마치고 홀로 자연을 벗 삼아

유람하던 시절의 시풍과 닮았다.

관직에서 뜻을 다 펼치지 못함을 아쉬워 할 때는 두보의 시풍을 따랐다면,

은거 중 마음의 안정을 찾았을 때는 역시 당대의 왕유와 시풍이 닮았다.

 

매화(梅花)

담 모퉁이에 매화 몇 가지
추위를 이기며 혼자 절로 피었다.
멀리서도 눈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음을
전해 오는 그윽한 향기 때문인가

이 시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부끄러운 듯 담을 넘은 매화 몇가지가 추운 겨울을 이겨 담너머로 고개를 내민 것이다

매화꽃이 날리는 모습을 눈으로 느꼈으나 매화향으로 매화인 걸 안다는 시이다

지극히 아름다운 시이다.

 

명비곡(明妃曲)

왕소군이 처음 한나라 궁을 떠날 때 

봄바람에 수염 날리며 눈물 흘렸네
배회하며 그림자 돌아보아도 얼굴빛은 없어
군왕은 스스로 마음을 지탱하지 못하네
돌아와 화공을 나무라니 
눈에 들어온 미인은 평생동안 일찍이 없었네
미인의 자태는 원래 그려 낼 수 없는 것
그때 억울하게 모연수만 죽였구나
한번 가면 다시 돌이키지 못함을 알건만
가련하게도 한나라 궁전의 옷을 차려입었구나
변방 남쪽 일 물으려고 부탁하려 해도
해마다 겨우 기러기만 날아갈 뿐
가족은 만 리 밖에서 소식 전해 오고
전성에 편히 머물며 서로 그리워하지 말자 한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지척의 장문궁에 아교가 갇혔음을
인생의 실의에는 남과 북이 없구나

명비는 전한(前韓)의 왕비로서 이름은 왕소군을 일컫는다. 한나라 원제의 후궁으로 

전하는 바로는 후궁이었으나 황제와의 눈에 띄지 않았고 흉노족의 침략을 받았을 때

흉노와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었다. 후일 남편이 죽자 그 아들의 아내가 되었으며

자녀를 낳아 키웠으며 흉노에 한나라의 문화를 알렸다.

또한 많은 시인들

이 왕소군을 소재로 시를 지었다. 또한 도원행도 유명하다

당대나 송대나 모두 이상향을 꿈꾸는 문인들은 시를 도원행을 지었다.